이미지 크게보기첫 출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24일 주주총회에 앞서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늘 주총승인 거쳐 공식 취임

“은행장 경영승계 프로그램 계획
증권사 등 좋은 물건 적극 인수”

KB·하나 주총… 5大 체제 완성
금융불안 해소 등 개혁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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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룡 회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임 신임 회장은 취임을 앞두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과 우리금융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일, 지주 체제를 정상화하는 일에 주력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임직원과 함께하면 좋은 금융그룹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회장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사모펀드 부실 사태, 내부 횡령, 파벌 문화 등으로 위기에 처한 조직을 추스르는 작업이다. 그는 지난달 3일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된 뒤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며 쇄신 의지를 보여 왔다. 정식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9개 자회사 CEO 교체, 우리금융 총괄사장제 폐지 및 부문 축소 등에 나서면서 혁신 의지를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공석인 우리은행장 직에 대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서 작동시켜나갈 것”이라며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절차나 방법을 확정해 바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조직 쇄신과 위기 대응 차원에서 임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겸직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지주 역시 2014년 내부 권력다툼 끝에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이 동반 사퇴한 ‘KB사태’ 이후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위기 수습을 위해 국민은행장 직을 겸직한 바 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사업 확장 의지도 분명히 했다. 임 회장은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과거 농협금융 회장을 지낼 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이달 초 조직 개편 때도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증권가에서는 유안타증권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이날 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을 처리했다. 하나금융은 분기배당 실시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KB금융의 경우 노조가 제안한 낙하산 인사 방지 정관 변경 건과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의 사외이사 추천 건은 부결됐다. KB 노조는 여섯 번 사외이사를 추천했지만 매번 통과되지 못했다.

전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취임에 이은 임 회장의 취임으로 금융지주 회장 체제 재편은 일단락됐다. 급변하는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 거대 금융지주 간 경쟁이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NH금융지주는 이석준 회장이 1월 3일 취임했으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올해 11월 20일까지다. 5대 회장은 조직을 쇄신하고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은행 개혁 요구에 부응해 지배구조를 손질하고, 해외 은행 발 위기에 따른 금융 불안 가능성에 대비하며, 금산분리 완화에 따른 신사업 추진 등을 도전 과제로 안고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