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안소위 올려 첫 심사
시행땐 5년간 최소 117억 투입
취준생 사이선 “불공정” 목소리

더불어민주당이 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자녀에게 공공기관 취업 시 가점을 주는 법안을 국회 법안심사소위의 심사 대상에 올려 재추진하자, 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이 “신분 세습법” “불평등 심화법”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법은 민주화운동 유공자 및 자녀에게 공공기관 취업 시 가산점을 최고 10% 부여할 수 있게 하고, 공영·민영주택을 우선 분양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2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은 우원식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2020년 9월과 2022년 11월 각각 대표 발의한 ‘민주유공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지난해 7월 추진 의사를 밝힌 후 8개월 만인 이달 9일 첫 심사를 진행했다. 당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에서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이 국민의힘 간사와 협의 없이 두 법안을 최우선 심사 대상에 올렸다. 민주당은 심사를 기점으로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민주화 관련 사망 및 부상자 829명과 유가족 3200여 명(추정)에게 5년간 최소 117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다.

그러나 일부 대상자에게 특혜가 과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국가기관과 공기업, 학교에 더해 사기업 취업 시 5∼10% 채용 가산점을 주고, 선발 인원의 최대 30%까지 채용이 가능케 한 내용을 두고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반발이 거세다. 대상자에게 주택을 우선 임대·분양할 수 있다는 조항도 대다수 월세살이 신세인 사회초년생들에게 불공정 논란이 되는 지점이다. 여당에선 2000년 제정된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2019년 기준 1169억 원의 보상금이 민주유공자들에게 지급됐기 때문에 중복 지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취업 가산점 등의 조항은 후손들에게 특혜를 세습화하는 것처럼 보여 기회균등의 원칙에 안 맞을 수 있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