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안 중 ‘정수확대’ 제외
민주 “여당이 정해놓고 스스로 뒤집어”
김진표 “전원위에서 방향 잡힐 것”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 의결을 이틀 앞둔 21일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지 않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중심으로 논의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22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염두에 두고 여당이 국회의원 정수 확대 반대와 중대선거구제를 내세우며 논의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 국회의원 대표성을 유지하면서도 표의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원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학계와 시민단체, 야권의 입장도 만만치 않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정개특위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정개특위 소위에서 의결한 세 안 중 국회의원 정수가 50명 늘어나는 것으로 설계된 1, 2안을 빼고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합친 3안을 중심으로 논의해보자고 야당에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해진 정개특위 정치관계법개선소위 위원장도 “불필요한 오해를 제거하고 전원위원회가 차질없이 열리게 하기 위해서는 22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의결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개특위 정치관계법소위는 27일부터 열릴 전원위원회에 올릴 결의안으로 의결한 세 가지 안 중 소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모두 의원정수를 350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안으로, 국민의힘은 “상정할 가치조차 없다”(김기현 대표)는 입장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와 맥이 닿아있고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동의하고 있는 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제안에 대해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민의힘이 스스로 결정하고 또 이것을 뒤집는 이상한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면서 “결의안의 초안이 됐던 국회의장 직속 선거제도자문위원회 위원장도 국민의힘 출신 이주영 전 의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출입기자 대상 설명회에서 “전원위에 상정해 일괄 토론과 지역구·비례대표 관련 토론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방향이 잡힐 것”이라며 “작은 기득권에 안주해서 선거제 개편을 반대하거나 방해하는 정치인 또는 정치세력은 반드시 내년 4월 선거에서 국민의 엄중한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