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 을사조약 버금 참사”
국힘 “정상회담까지 방탄 활용”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굴욕외교’·‘계묘오적’이라며 연일 맹공을 퍼붓는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외교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은 ‘월권’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新)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외교를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국정조사 추진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익은 물론, 국민의 뜻에 역행하는 굴욕외교를 추진해놓고 성과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이 제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니 국민이 윤 대통령, 박진 외교부 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일컬어 신을사오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고, 후쿠시마(福島) 수산물 문제는 공개하지 못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독도와 위안부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는 뜻이 일본 측은 이 사안을 거론했는데, 우리 측이 반박하지 않아 토의가 안 됐다는 의미인지, 일본 측도 언급 자체가 없었다는 뜻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는 없고 우려만 크다”며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 3명 모두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공식 거부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일본 외무상은 강제동원 자체를 부정해 버렸다”며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 보면 사면초가,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카드에 국민의힘은 정상회담까지도 ‘방탄용’으로 활용하려 한다면서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정상회담까지도 이용하려는 치졸한 정치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며 “오직 정쟁으로서 자신들의 치부를 덮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독도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해완·이후민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