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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 ‘신축 금지’ 대책 잇따라

전국 반지하주택 96%가 수도권
서울,이주때 월세20만원 바우처
경기, 4090가구 이주비 40만원
인천은 차수막 설치 ‘수해 대비’

의정부=김현수·인천=지건태·김군찬 기자

지난해 중부지역을 강타한 폭우에서 반지하 주택 일부가 끔찍한 침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전국 반지하 주택 96%가 몰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반지하 거주자 이주비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재해 대응력 강화방안을 내놓자 이에 맞춰 반지하 참사 재현을 막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착수한 것이다.

16일 한국도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국 반지하 주택 가구 수는 32만7000여 가구이며 이중 수도권에만 31만3900여 가구가 있다. 지자체별로는 서울시가 20만800여 가구로 가장 많고 경기도 8만8900여 가구, 인천시 2만4200여 가구 순이다. 국내에서 반지하가 일반화된 것은 1970∼80년대 당시 정부가 심각한 주택난을 해소하고자 지하층 설치를 권고하면서부터다. 하지만 매년 장마철마다 반지하 주택 침수가 반복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시간당 140㎜에 육박했던 물 폭탄으로 이재민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에서도 반지하 제로화 논의를 구체화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2일 반지하를 포함한 지하주택 신축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도시·주택 재해대응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기존 반지하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지상은 공공임대로, 지하는 커뮤니티 시설로 활용하는 한편 반지하주택 밀집지역의 용적률을 높여 재개발과 신축을 유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 지자체들도 다가올 장마를 앞두고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반지하 침수 피해가 컸던 서울시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반지하 바우처(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공공 증서)를 통해 반지하 거주 가구가 지상층으로 이사하면 최장 2년 한도로 매달 20만 원씩 월세를 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관내 반지하 주택 전수조사를 마친 성동구를 포함한 시 25개 자치구는 자치구대로 반지하 구조점검과 주거 상태별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반지하나 쪽방·고시원·여인숙 등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4090가구를 대상으로 최대 40만 원 이주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시도 반지하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차수막과 역류방지 시설을 무상으로 설치해 폭우 위험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