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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땐 재정으로 인상분 지원
경기, 60억→181억으로 급증
부산, 7곳에 570억 투입 예상
일부선 선투자 등 국비 요청도

의정부=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전국종합

천정부지로 치솟는 생활 물가에 정부가 민자 도로 통행료 동결 의지를 드러내자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정부 방침에 따르지 않을 수 없지만 통행료 동결에 따른 재정보전금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자 도로 통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자체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3월 안으로 관내 민자 도로 운영회사에 통행료 인상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통상 민자 도로의 경우 지자체와 민간 사업자 간 실시 협약에 따라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가 3% 이상 상승할 경우 민간 사업자의 통행료 인상 요구가 가능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1% 상승해 민간 사업자가 통행료 인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지자체가 통행료를 동결하게 되면 인상분에 대한 재정보전금을 지급해야 한다. 통행량이 증가할 경우 재정보전금은 더욱 늘어난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산대교 등 관내 민자 도로 3개소가 통행료 인상안을 제출했으나 도는 침체된 서민 경제를 고려해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도의회에 검토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다만 재정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도는 올해 통행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60억 원 수준이던 재정보전금이 181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지자체 역시 재정보전금이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울산시는 지난 2015년 민간투자사업으로 개통한 울산대교 통행료 인상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2017년 이후 5년째 통행료가 동결돼 인상 압박이 더욱 큰 데다 올해 초부터 울산대교 접속도로인 염포산터널을 무료화해 민간 사업자 지원 재정보전금이 지난해 29억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부산시도 물가 부담 인상에 통행료 동결 기조인데 이렇게 되면 부산시 관내 7개 민자 도로에 투입되는 재정보전금은 지난해 515억 원에서 57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3개의 민자 도로를 운영 중인 광주시 역시 올해 인상 검토 계획이 없다. 하지만 해마다 통행량이 늘고 있는 추세라 지난해 275억 원이던 재정보전금이 올해 크게 불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토교통부가 인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통행료 인하를 위해 선투자 형식으로 재정을 지원하자 일부 지자체에선 재원 충당을 위해 국비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남도는 8일 국토부에 마창·거가대로를 영종·인천대교처럼 고속국도로 승격시킨 뒤 한국도로공사 관리를 통해 통행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마창·거가대로에 137억 원의 재정보전금을 부담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의 통행료 동결 기조에 따라가고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국비 지원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