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폭력’ 이어 봇물 터진 ‘교사폭력’ 폭로… “폭력없는 교실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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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맞았다” 트라우마 공유
현실적으로는 처벌 어려워

전문가 “나만이 아니었구나
공감대 형성하며 위로 받기”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교육현장 폭력부터 사라져야

“준비물 안 가져왔다고 선생님에게 귀싸대기 20대 맞았다.” “‘교사판 더 글로리’를 만들어야 한다.”

학창 시절 겪었던 끔찍한 ‘교사폭력(교폭)’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교폭을 경험한 30대부터 60대까지의 ‘교폭 세대’들이 각종 게시판, 기사 댓글 창 등에 교사 실명, 재직 학교 등을 언급하는 등 ‘교폭 공론화’ 움직임이 거센 것이다. 이를 두고 10∼30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은 ‘교폭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교폭, 현재의 학생 간 학교폭력(학폭)이 이어지는 등 학교 내 폭력 문화가 여전하다고 지적하며, 폭력 없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야 결국은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일보 3월 13일자 9면 참조)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1968년에 중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힌 누리꾼 A 씨는 “특정 서점에서 참고서를 안 산 학생들을 한 명 한 명 불러내 주먹으로 볼을 때렸다”며 “모두 입안에 피가 고였다”고 고발했다. 누리꾼 B 씨도 “고3 때 아버지가 말기 암,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동시에 쓰러졌는데 나만 촌지를 안 가져왔다며 대입 원서에 날인을 안 해주고, ‘공장에서 미싱질이나 하라’고 악담을 퍼붓던 국어 교사를 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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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C 씨는 “대구의 한 고등학교 선생한테 지각했다는 이유로 따귀를 맞아서 고막이 찢어졌다”며 “오늘 검색하니 등단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누리꾼 D 씨 역시 “마산의 한 고등학교 국어 선생이었던 배모 씨, 소식만 들리면 바로 야구방망이 들고 찾아가고 싶다”고 별렀다.

이 같은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어 각 학교 및 교육청 게시판 등에도 교폭 고발 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지금의 ‘학폭 고발→공론화→당사자 해명’ 등의 공식이 교폭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과거 교폭은 민형사상 처벌과 교육청 차원의 내부 징계가 어렵다. 아동학대처벌법상 폭행죄 공소시효는 성년이 된 이후 5년, 상해죄는 7년 등으로 시효가 길지 않을뿐더러, 불법행위를 입증할 증거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 징계 의결 요구는 불법행위가 발생한 이후로부터 3∼5년(성범죄는 10년) 내에만 가능하다. 학폭 전문가인 이호진 법무법인 유일 변호사는 “과거에는 사회상규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되는(성립되지 않는) 대표적 사례가 교사 체벌이었다”며 “게다가 시간이 흘러 폭력 행위를 입증할 증거도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직 교사들은 이 같은 교폭 고발 움직임에 대해 “과거의 이야기”라며 “이젠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맞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폭력은 세대 간 전이, 즉 대물림되는 대표적인 문화”라고 꼬집었다.

권승현·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