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고용노동부, 최근 3년 간 기재부 공자기금서 총 10조 3049억 원 빌려
기재부에 지급한 이자액도 2683억 원 달해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지난 정부 고용보험 적자를 尹 정부에 떠넘겨"


고용노동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재정 건전화 방안을 수립하고도 누적된 고용보험 적자를 메꾸기 위해 기획재정부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으로부터 2조4052억 원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 간 공자기금으로부터 빌린 총 10조 3049억 원의 20%에 해당하는 액수다. 기재부가 운용하는 공자기금은 공공자금을 관리해 공적 투자나 중소기업 지원 목적으로 돈을 쓰도록 하는 제도다.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고용보험기금 관련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10조3049억 원의 공자기금을 받아 고용보험에 투입했다. 코로나19 사태, 고용보험 재정적자 문제가 커지자 고용노동부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21년 9월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을 의결했다. 해당 방안에는 고용 및 실업 대책과 관련한 사업 규모와 지원 수준을 조정하고, 기금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에 대해 지출 목적 여부를 따져 일반 회계(본예산)로 이관하는 내용을 담겼다.

하지만 제도 개선 방안이 논의된 이후인 2021년 12월 1조 4584억 원, 20대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2월 9468억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2조4052억 원의 공자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전에는 2020년(8월, 9월, 10월, 11월)과 2021년(3월, 6월, 7월) 각각 4조 6997억 원, 4조 6584억 원을 빌렸다.

정부 부처가 공자기금을 대출하면 원금 뿐만 아니라 이자도 상환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 최근 3년 간 낸 이자액도 급격하게 늘었다. 고용노동부가 납부한 이자액은 ▲ 2020년 134억 원 ▲ 2021년 900억 원 ▲ 2022년 1649억 원 등 총 2683억 원에 달했다. 빌린 돈에 해당하는 공자기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0년으로, 매년 이자 지급 및 상환 의무가 있는 만큼 재정 부담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정부가 구멍 난 재정을 다음 정부로 떠 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정부의 퍼주기식 고용정책으로 펑펑 쓴 고용보험기금의 적자가 지속해서 증가한 와중에 정권 임기 말에 막대한 공공자금관리기금이 투입된 것"이라며 "더 이상 국민들에게 빚 폭탄이 전가되지 않도록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은 올해 상반기 중 고용보험기금 재정 건전성 등 국고 관리 실태를 들여다본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 재정수지, 공자기금 문제 등 문재인 정부에서 늘어난 재정 지출 규모 등이 감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