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치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 최종 집담회’ 개최
의원모임 전체 토론회도 조만간 열고 공론화 속도 작업
이재묵 "비례대표 의석 수 확대 필요"
박상훈 "당원 1천만 명 시대에도 양당제·팬덤 정치 심화"

이미지 크게보기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여야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 최종 집담회’를 개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실.

여야가 202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적용할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이 13일 한국 정치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선거구 획정 시한(4월 10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정당들이 당내 의견을 모으기 전 최종적으로 전문가 견해를 수렴하기 위한 취지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 최종 집담회’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해 비례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를 권고하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행 선거제도의 낮은 비례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비례의석 비중을 증원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소선거구제 개편 외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한 ‘비례의석 50석 확대’와 같은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다만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지역구 의원보다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국 단위가 아닌 권역별로 최소한의 지역 대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대한 불신이 높은 만큼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례대표 확대 시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저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지역구 의원이 비례대표에 중복 입후보하는 방안을 부분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의 정당 정치 지형을 폭넓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정치에서 최근 20년 간 1천 만 명 당원 시대를 맞을 정도로 당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상위 두 정당(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아래 3당 이하 정당이 차지하는 의석 비중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상위 두 당의 실질적 의석 독점이 98%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의 역할이 권력을 옹호하고 보호하는 것으로 좁아지는 과정에서 ‘팬덤 정치’ 가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당내 경선은 물론 당권 장악에 과도한 열정이 동원되면서 당이 대통령 게임의 보조적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정치를 ‘적(敵)’과 ‘아(我)’, 우리와 그들로 단순화시키지만 누구도 행복할 수도, 안심할 수도 없는 민주주의를 낳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직 후보자들을 당원 매집에 골몰하게 만들고, 팬덤을 대동해 정당을 장악하려는 욕구를 부추기는 당내 경선 제도와 관행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의원들은 저마다 다양한 정치개혁 의제를 꺼내 들었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소선거구제의 지역 구도를 완화하고 선거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구 단위의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토대로 복합적인 방식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원모임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활용하되 정치권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번 주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당내 의견 수렴에 돌입한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