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탈북 어민이 지난 2019년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북송되는 과정에서 북한군이 팔을 붙잡자 끌려가지 않으려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 발버둥치고 있다. 통일부 제공

검찰, 서훈·정의용 공소장에 적시

검찰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혐의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하면서 이들이 2019년 1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 등을 위해 사전에 강제 북송 방침을 세우고 조직적으로 실무진의 보고를 묵살하고 북송을 강행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9일 문화일보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정 전 실장·서 전 원장·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남북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그해 10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 모친상에 북한이 조의문을 보내자 11월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대하는 친서를 보내기로 했다. 이들은 11월 4일 전후로 북한에 친서를 보내려고 했지만, 10월 29일 탈북 어민들이 탄 북한 어선 1척이 김책항에서 도주했다는 첩보를 파악했고, 해당 논란이 불거질 경우 남북관계가 더 경색될 것으로 우려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들은 탈북 어민들을) 북한에 송환해 북한을 존중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탈북 어민을 강제북송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구체적으로 서 전 원장은 2019년 11월 4일 새벽 국정원 3차장에게 “쟤들이 귀순하고 싶어서 온 거겠냐, 지들 살려고 온 것이다. 우리는 북송하는 방향으로 조치 의견을 넣어서 보고서를 만들어줘”라고 지시했다. ‘두 번이나 실무부서에서 반대했다’란 질문에 “그냥 해. 우리는 그냥 그 의견을 내”라고 강요했다.

염유섭·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