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권진규의 생전 모습. 권진규기념사업회 소장.
이미지 크게보기 영화 ‘권진규 이야기’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이은 명필름 대표,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허경회 권진규기념사업회 대표. 명필름 제공.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삶과 예술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된다.
영화제작사 명필름과 서울시립미술관 그리고 권진규기념사업회는 7일 다큐멘터리 영화 ‘권진규 이야기’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은 명필름 대표,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허경회 권진규기념사업회 대표가 참석했다.
권진규는 이중섭, 박수근과 함께 한국 근대 미술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진다. 석고-브론즈-석조-목각-테라코타-건칠 등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개성적이고 완성도 높은 ‘권진규 류’의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생전 크게 인정받지 못했고, 51세 나이에 자결로 삶을 마감한 탓에 ‘비운의 천재 조각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는 1922년 함흥에서 태어나 1948년 일본으로 건너가 무사시노미술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에서 만난 일본 여성 도모와 부부의 연을 맺었으나, 한국과 일본 수교가 이뤄지기 전인 1959년 홀로 귀국했고, 5년 후 장인이 보낸 이혼서류에 서명했다. 그런 어두운 개인사 속에서도 작품 제작에 몰두함으로써 한국 근대 조각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사후 받게 된다.
권진규의 조카로서 그의 말년에 함께 살았던 허경회 대표는 작년에 펴낸 평전 ‘권진규’를 통해 그가 비운의 천재가 아니라 그저 벌거벗은 힘으로 홀로 자신의 한계에 끝까지 도전해 간 예술혼의 인물이었다고 했다. 허 대표는 이날 협약식에서 “작년 3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권진규 탄생 100주년전’ 개최, 올 상반기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관 ‘권진규상설전시공간’ 오픈에 이어 내년 다큐 영화 ‘권진규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그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날지, 벌써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진규의 작품을 140여 점 소장하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권진규 이야기’ 제작을 위한 관내 촬영에 협력하고 자료 등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백 관장은 “영화를 통하여 더 많은 시민들께서 권진규의 삶과 그의 예술 세계를 심도 깊게 들어다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진규 이야기’는 명필름과 권진규기념사업회가 제작을 맡아 민환기 감독 연출로 2024년까지 완성할 예정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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