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팩트체크 - ‘근로시간개편 = 과로사회’ 인가

주 64시간 근무 勞使합의사항
연장근로 총량 30%까지 줄어
매달 연장근로 사업장 0.73%

정부가 근로시간 개편안을 통해 전체적인 근무 총량이 줄어든다고 발표했지만, 노동계는 ‘과로사회’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안식월이나 주 4일 근무도 가능해 휴게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일각에선 주간 최대 근무시간이 80.5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주장이 실현 가능성이 높은지 고용 통계 등을 통해 확인해 봤다.

7일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인 이상 사업장 50만7021개 중 매월(주 1회 이상) 연장근로가 발생한 사업장은 3750개로 전체의 0.73%에 불과했다. 노동계는 사업주가 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선 연장근로가 빈번하지 않았다.

양대 노총은 개편안에 따라 주 5일 동안 64시간 근무할 경우 9시에 출근해 24시에 퇴근하는 ‘9 to 24 근무’가 수개월 연속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고용부는 “주 64시간 근무는 근로자 대표와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이뤄진다”며 “사업주도 추가 임금을 지불해야 하고 다른 주의 연장근로가 없어지는 부담이 커 극단적인 활용이 어렵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주 최대 80.5시간 근무가 가능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데, 이는 극한 가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근무일 간 11시간 휴식을 적용하면 하루 11.5시간 근무(4시간 근무 후 30분 휴식 보장 시)가 가능한데, 이를 주 7일로 환산하면 80.5시간이 된다. 하지만 이는 주말까지 모두 출근했을 때 가능한 수치다. 고용부 관계자는 “주 7일 근무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는 통계로 잡지 않을 만큼 미비하다”고 답했다. 주 80.5시간 주장은 극단적 노동시간 증가를 강조하는 선전 용어라는 것이다.

노동계는 전체 근로시간도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서 연장근로 총량은 최대 30%까지 줄어든다. 반면 개편안에 따라 노사가 연 단위로 연장근로에 합의할 경우 연장근로 총량은 현행 625시간에서 440시간으로 30% 줄어든다. 노동계는 근로시간 저축을 통한 ‘안식월’에 대해서도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란 입장이다. 이에 대해 권혁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IT(정보기술) 업종과 스타트업 기업에선 이미 장기 휴가를 사용하고 있거나 수요가 있다”며 “제도를 만들면 다른 기업으로 확산케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