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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조합장선거 ‘돈선거’ 조짐

대구, 전복 117만원어치 건네
시흥선 수억원 선물 혐의 조사
전북‘금품수수 자수’현수막도
선거일 다가올수록 ‘불법 기승’

창원=박영수·김제=박팔령·무안=김대우·청송=박천학 기자

오는 3월 8일 치러지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돈 선거’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1340여 농·수협 및 산림조합은 2015년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동시선거를 치르고 있지만 불법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지난 8일까지 전국적으로 총 99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됐고 이 가운데 36건이 고발되거나 수사 의뢰됐다.

13일 전국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북에선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와 관련, 현재 9건에 18명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중 금품 및 향응 제공 관련이 5건 14명이다. 전북도선관위는 한 조합장 출마 예정자가 냉동 홍어를 조합원들에게 돌렸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조합에선 한 조합원이 선물받은 냉동 홍어를 증거물로 제시하며 선관위에 자수해 사건이 드러났다. 또 중간에서 조합원 5명에게 홍어를 전달한 다른 조합원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선관위는 해당 조합 사무실 앞 등 9곳에 ‘금품(홍어 등)을 받은 조합원은 2월 15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자수해 과태료를 감경·면제받기를 바랍니다’라는 자수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기부행위 위반 과태료는 제공받은 가액의 50배 이하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어 조합원이 13만 원 상당의 홍어 1마리를 출마 예정자나 출마자에게 받은 것이 적발되면 6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조합은 조합원 수가 총 2150여 명으로 규모가 크다. 전달된 홍어(4.6㎏)는 도매가격이 13만∼1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남에서는 한 지역조합 출마 예정자가 조합원 집을 찾아가 “이번 선거에 한 번만 도와 달라. 일할 때 힘드니까 막걸리라도 사서 드시라”며 현금 100만 원을 제공하고, 지난 추석 때 조합원 215명에게 굴비세트를 선물로 제공한 것이 적발됐다. 경기 시흥에서는 지난해 12월 조합원에게 정육세트 등 수억 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한 혐의로 조합장 출마 예정자가 조사를 받고 있다. 현직 조합장들의 기부행위 위반도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다. 조합원에 전복 117만 원어치의 선물을 돌린 대구 지역 조합장이 적발됐고 경북 청송 한 조합장은 지난해 12월 조합원의 근무지를 찾아가 현금 2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됐다. 충남의 한 현직 조합장은 사업계획이나 예산 등 근거 없이 조합 경비로 조합원 221명에게 총 718만 원 상당의 과일선물세트를 제공한 혐의로 고발됐다. 금품선거 외에도 경기 시흥에서는 조합장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에 대한 허위사실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전·현직 대의원 90여 명에게 전송한 출마 예정자가 고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