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시설 포화 1~2년 당겨져
“국회 특별법 처리 서둘러야”

원전 발전 연료로 쓰인 뒤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시점이 2021년 12월 전망 때보다 1~2년 앞당겨진다. 당장 7년 뒤인 2030년을 기점으로 원전 가동이 순차 중단될 수밖에 없어 중간저장 및 영구처분 시설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 국회 통과와 임시적으로 보관할 원전 내 건식 저장시설 적기 건설 시급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용후핵연료 발생량·포화전망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용후핵연료 포화 시점 재산정 결과’를 공개했다. 재산정 결과, 2031년으로 예상됐던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저장시설 포화 시점은 2030년으로 1년 빨라졌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가 재산정한 이번 결과는 지난해 수립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른 운영허가 만료 설비의 계속운전, 신한울 3·4호기 준공, 원전 총 32기 가동 상황을 반영했다.

기존 산정 수치 대비 15만9000다발이 추가되며 총 79만4000다발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학회의 2021년 12월 전망치는 계속운영 미반영 등 문재인 정부 당시 탈(脫)원전 정책에 기반한 9차 전기본에 따른 것이었다.

나머지 원전인 경북 울진군 한울원전은 2032년에서 2031년으로, 경북 경주시 신월성원전은 2044년에서 2042년으로 각각 당겨졌다.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은 기존대로 2066년 포화가 예상됐다. 중수로형인 경주시 월성원전의 경우 건식 저장시설(맥스터) 확충으로 지난 결과에선 포화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번엔 계속운전을 고려해 2037년 포화 발생이 전망됐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저장시설만 포화 시점이 2031년에서 2032년으로 늦춰졌다. 9차 전기본에서는 고려하지 않던 조밀 저장대(간격을 줄여 용량을 늘리는 설비) 설치가 계속운전으로 고려됐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를 담아두는 습식 저장조 포화가 7년 후부터 시작된다는 결과가 나오며 비상이 걸렸다.

국회에 고준위 방폐물 관리체계, 부지 선정 절차, 원전 내 저장시설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3건이 발의돼 있지만 법 통과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