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송환되는 김성태 수행비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현지에서 돕다가 태국 국경에서 검거된 수행비서 박모(가운데) 씨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송환되면서 취재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 김성태 前회장과 ‘밀접’
金 500만 달러 대북송금 당시
KH그룹도 공동 대납 가능성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사업상 밀접한 관계인 배상윤 KH그룹 회장과 북측이 2019년 경제협력 관련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경기도의 대북 사업인 ‘스마트팜’을 기재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김 전 회장과 쌍방울의 대북송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김 전 회장의 스마트팜 사업비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 대납 진술에 이어 KH그룹도 경기도 대북사업과 대납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2019년 5월 12일 김 전 회장이 중국 단둥(丹東)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1억 달러 규모의 경협 합의서를 맺은 것 외에도 KH그룹 배 회장도 같은 장소에서 경협 합의서를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여기엔 경기도 대북사업인 스마트팜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 A 씨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KH그룹이 북측에 낸 제안서에는 ‘스마트팜’ 관련 문구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문구는 KH그룹이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김 전 회장의 (경기도 대북 사업 비용) 대납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월과 4월 각각 200만 달러와 300만 달러 등 총 500만 달러를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관련 비용으로 대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그해 2월에 300만 달러를 대납할 예정이었는데,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노딜’ 이슈로 남북 관계도 경색되며 4월로 미뤄졌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KH그룹이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하고, 대북 송금 과정에서 배 회장이 이를 인지하거나 김 전 회장과 대납을 분담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 씨가 국내로 송환됐다.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혔던 박 씨는 김 전 회장의 해외 도피 생활을 도운 심복으로 알려졌다. 체포 당시 휴대전화 6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대표가 만난 것을 본 적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