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민식(오른쪽)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4일 영국 브리스틀 시에서 영국인 독립운동가 베델 선생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에게 지난해 8월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베델 기념우표집’을 선물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대한민국 독립 헌신한 영국인
보훈처장, 英서 베델 손자 만나
수교140년 기념 건립의사 전달

대한민국 독립에 헌신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 선생 동상을 영국에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한다고 국가보훈처가 6일 밝혔다.

영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보훈처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베델 선생의 손자 토머스 오언 베델을 만나 지난해 8월 발행된 베델 기념우표집을 선물하고 동상 건립 계획을 공개했다. 베델 동상 건립안은 한·영 수교 140주년과 6·25전쟁 정전 70주년이 계기가 됐다고 보훈처는 설명했다. 한국 독립운동가의 동상을 영국에 건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훈처는 최근 외교부와 공동으로 조사 활동을 거쳐 브리스틀에서 베델 선생 생가를 확인하고 브리스틀시와 표지판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보훈처는 조만간 브리스틀시에 베델 동상 건립 추진 의사를 전달하고 세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베델 선생은 일제강점기 언론 활동으로 일제의 침략을 규탄하는 독립운동을 펼쳤으며, 대한매일신보(현 서울신문)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를 창간해 을사늑약 부당함을 폭로하고 고종의 밀서를 보도하는 등 일본의 침탈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는 항일운동을 전개했으며 국채보상운동을 지원했다.

베델 선생을 눈엣가시처럼 여긴 일제는 영국에 추방을 요구했다. 추방 소송 중 건강이 악화한 베델 선생은 1909년 5월 1일 37세로 순국, 서울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됐다. 정부는 1950년 베델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