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어 4분기 실적악화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구미 = 박천학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해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존 계획 외에 추가적인 투자 감축이나 감산은 하지 않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7조6986억 원, 영업손실 1조7012억 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2021년 4분기 영업이익은 4조2195억 원이었다. 분기 단위 영업이익 적자는 2012년 3분기(240억 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4조6481억 원, 영업이익 7조6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메모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업황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 가격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기 침체 지속으로 연간 영업이익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다운턴(하강국면)이 심화하고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부터 수요가 증가하는 DDR5, HBM3, 1a나노미터(㎚) 176단 기반 제품들은 고객 수요에 맞춰 공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SK그룹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기업 SK실트론은 경북 구미시에 2026년까지 1조236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300㎜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지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구미 국가산업3단지 SK실트론 3공장에서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