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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교육부장관賞 신동건 학생

To. 나밖에 모르는 아들 바보 우리 엄마에게.

엄마, 안녕? 나 엄마 아들 동건이야. 내가 어렸을 때 아빠는 항상 늦게 들어오고 엄마 혼자 일하면서 나까지 돌봤지. 가녀린 몸으로 어떻게 그걸 버텼는지 정말 고마워. 늦게까지 일하는 바람에 몸은 한없이 지친 상태였을 텐데 그 상태로 나까지 어린이집에서 데려와서 밥 해주고 놀아주려니 많이 힘들었을 거야.

그렇게 힘들었는데 우리에게 더 힘든 소식이 왔잖아. 그렇게 힘든 사람에게 병원에서 암이라고 했었을 땐 우리 가족이 다 무너졌었지. 아들 다 키우고 이제 좀 쉬어보려고 하니까 사형선고라니, 믿기지가 않더라. 결국에는 암 병동에 입원하고 수술 날만을 기다리던 엄마를 본 나는 엄마가 꼭 사형을 기다리는 사형수같이 보여서 더 마음이 안 좋았던 것 같아. 결국에는 기다리던 수술 날이 왔고 침대에 누워 힘없이 가는 엄마를 보니까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 수술실에 들어가고 병실에서 한 시간을 기다리고 두 시간, 다섯 시간을 기다려도 안 나오길래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져서 제발 안 좋은 소식을 들고 의사가 병실에 들어오지 않길 바랐어. 그리고 6시간째 기다리던 중 다행히 엄마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들어왔는데 들어온 엄마 모습을 보니까 살짝만 건드려도 큰일 날 것 같고 순간 눈물이 터져 나올 듯해 화장실에 들어가서 펑펑 울었어. 울고 나오니 간호사가 나랑 아빠한테 절대 눈을 감게 하지 말라고, 지금 눈 감으면 죽는다고 했을 때 엄마 앞에서 울지 않으려던 내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버렸지. 자꾸 엄마가 눈을 감으려고 해서 엄마 계속 부르느라 힘들기보단 100번, 1000번을 불러도 엄마가 깨어나지 않을까 봐 그게 더 겁이 났던 것 같아. 그렇게 힘들었던 날이 잘 지나고 회복할 때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한두 명씩 돌아가시니까 엄마도 불안했을 텐데 좋은 생각 잘해주고 건강하게 퇴원해서 너무 고마워.

어떨 때 엄마는 아들 바보 같아. 항상 내가 화를 내도 내 편을 들어주고 왜 항상 내 생각만 하는 건지. “왜 엄마는 한평생을 내 생각만 하고 살아?”라고 하면 엄마는 100번, 1000번을 물어봐도 “하나밖에 없는 내 자식이니까, 내 아들이니까” 이러겠지. 그래도 이제는 내 생각보다 본인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이제는 좀 엄마 자신의 걱정도 해보고,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로 모아서 나랑 하든 아빠랑 하든 가족끼리 해보자고.

만약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음 생에는 내가 엄마의 부모님이 되어줄게. 부모님 돼서 고생 하나도 하지 않게 해줄게. 엄마의 편이 되어서 항상 힘이 돼줄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하는 게 어려워서 미안하지만 난 진짜 엄마를 사랑해. 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난 엄마가 좋으니까. 애처럼 군다고 생각해줘. 언제쯤 내가 철이 들어서 엄마에게 든든하고 멋있는 아들이 될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노력해볼게. 앞으로도 쭉 건강해야 되고 내가 건강하게 만들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도 쭉 나랑 함께 해줘야 되는 거 알지? 엄마, 진짜 많이 사랑해.

아들 동건이가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