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성과 내도록 촘촘히 지원”
‘글로벌 스탠더드’로 전환 강조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아랍에미리트(UAE) 투자 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우리 기업이 닳고 닳은 신발로 경기를 뛰게 할 수는 없다”며 UAE 진출 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경제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은 늘 말씀드린 바와 같다”면서도 “경제 안보 첨단 기술이 패키지로 운영되는 이런 블록화된 경제 전쟁에선 기업과 정부가 원팀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뛸 수 있도록 정부가 기업의 영업사원도 하고 기획사원도 돼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UAE로부터 이끌어 낸 투자를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로 고루 투입되도록 지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양해각서(MOU)와 관련해서 각별한 지원을 예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MOU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촘촘히 지원하고 여러 회의체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수출 증진과 투자 유치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순방 성과의 즉각적인 후속조치와 기업들이 경제 전쟁에서 힘껏 뛰고 경쟁할 수 있도록 우리 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로의 전환을 탄탄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부처가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 등 제도 개선책을 발표하는 것도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의 전환’의 일환이다.

정부는 UAE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의 장점을 부각한 ‘코리안 세일즈’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UAE의 300억 달러(약 36조8730억 원) 투자에 대해 “양국 정상 간의 신뢰와 UAE의 한국에 대한 신뢰 덕분에 거둘 수 있었던 성과”라고 설명했다. UAE의 한국 투자액은 UAE가 영국에 투자한 100억 파운드(약 15조2000억 원), 대중국 투자금 50억 달러(약 6조1455억 원), 대프랑스 투자금 15억 유로(약 2조15억 원)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크다. 정부는 바라카 원전을 계기로 쌓은 한국 기업 및 정부에 대한 신뢰, 단기간에 반도체·배터리·철강 등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에 대한 미래 성장 가능성이 UAE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