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생각에 잠긴 이재명 대표 (익산=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전북 익산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2023.1.27

李, 오전 10시20분쯤 검찰청 앞서 입장 발표
檢, 배임·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 적용
30쪽 분량 서면 진술서·100장 넘는 질문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28일 배임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다.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지 1년 4개월 만에 정점으로 지목됐던 이 대표가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검찰의 수사 조작 및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그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사건 관계자의 여러 진술과 물증을 토대로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3부(부장 엄희준·강백신)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 대표를 업무상 배임과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부정처사 후 수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소환 조사한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성남지청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지 18일 만에 두 번째 조사다. 이 대표는 소환에 앞서 중앙지검 청사 인근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사실로 가기 전 취재진 앞에서 미리 준비한 서면 입장문을 발표하고 일부 질의 답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과거 성남시장 재직 시절 민간 사업자에 각종 개발 특혜를 줘 위례 사업에서 211억 원, 대장동 사업에서 7886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21년 9월 대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될 당시 불거져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됐었다.

검찰은 지난해 9월부터 유 전 본부장 등 사건 관계자들이 이 대표 관여에 대한 진술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이 대표 출석을 앞두고 위례·대장동 사업 관련 A4 용지 100장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검찰 조사에 대비해 30장 분량의 서면 진술서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성남지청 조사 때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것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압박 수사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심야 조사까지 대비하고 있지만, 이 대표가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오후 10시∼12시 사이 조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측에선 박균택(전 광주고검장) 변호사가 입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선 이 대표 조사를 위해 부부장 검사급이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대표 조사 과정 전반을 실시간으로 부장검사들이 모니터링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검찰 출석이 다가오면서 검찰청 앞에선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들의 집회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시민촛불연대는 서초역 7번 출구 인근에 집결해 “우리가 이재명이다” “이재명 힘내라” “이재명과 나는 정치 공동체” 등 문구를 적힌 파란색 팻말 등을 들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애국순찰팀은 맞은편인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 등을 외치고 있다. 검찰청 인근에 수 백여 명의 집회 인원이 밀집하며 경찰들도 주변에 배치된 상태다.

김규태·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