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위스콘신주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골퍼 놀란 크렌츠. 위스콘신골프 홈페이지 캡처

최근 골프가 대중화되며 흔히 ‘골프에 미쳤다’는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골프에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많이 라운드를 하는 것일까. 카카오골프예약을 서비스하는 카카오VX가 2022년 한해 동안 회원 142만 명 중 최다 라운드, 최다 연속 라운드, 최장 누적거리, 최다 동반자 초대, 최다 동반자 초청을 받은 골퍼 등 5개 부문의 이색 기록을 발표했다.

이중 최다 라운드 골퍼는 연간 133회였다. 대략 계산해도 3일에 최소 한 번은 라운드를 했다는 계산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국내의 계절적 영향을 고려해도 이틀에 한 번은 골프장을 찾아 총 2394홀을 돌았다고 볼 수 있다. 이 골퍼만 해도 프로골퍼 못지 않은 라운드 횟수를 자랑하지만 미국의 한 골퍼의 사례와는 비교가 안 될 수준이다. 골프를 즐기는 한국과 미국의 환경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지만 미국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사나이는 말 그대로 ‘골프에 미친’ 수준이다.

미국 위스콘신주립골프협회는 지난해 10월 놀란 크렌츠라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특별한 상패를 전달했다. 시상 항목은 연간 최다 라운드. 물론 비공식 기록이나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횟수라는 점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시상식이 열렸다.

크렌츠는 2021년 한 해 동안 무려 1만7820홀에서 경기했다. 18홀 코스를 기준으로는 990회나 라운드를 한 놀라운 기록이다. 2020년엔 1만7766홀을 소화했으니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이 부문 세계 기록은 2019년 얀시 메스비엔이라는 미국의 퇴역 군인 출신 아마추어 골퍼가 세운 1만6398회. 하지만 크렌츠의 기록은 이를 훌쩍 넘는다.

위스콘신주 마운트 호렙에 거주하는 크렌츠는 식료품점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업무를 한다. 그리고 부업으로 고등학교에서 골프와 농구를 가르친다. 그럼에도 그가 거의 매일 골프장을 찾아 라운드를 즐길 수 있었던 비결은 간단했다. 거의 매일 찾는 골프장인 노스크골프클럽에서 2분 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크렌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날씨와 상관 없이 골프를 즐겼다. 그가 즐겨찾는 노스크골프클럽은 파 36의 9홀 골프장. 무려 2000회에 가까운 라운드를 즐긴 셈이다. 직접 카트를 끌고 라운드를 즐기는 크렌츠는 9홀을 30분 만에 경기한다. 베스트 스코어는 30타. 하루에 72홀까지 경기했을 만큼 골프에 미쳤다는 평가로도 부족한 수준이다.

크렌츠는 자신이 이토록 많은 골프 라운드를 할 수 있었던 비결로 "골프 외엔 사회생활이 없다. 남들은 내가 미쳤다고 하지만 골프를 할 때 정말 즐겁다"고 밝혔다. 크렌츠는 1만7820홀에 만족하지 않았다. 20세 때부터 매년 1만5000홀 이상 라운드를 즐겼다는 그의 새해 목표는 1만8000홀이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