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빗썸 로고. 출처: 빗썸

“미꾸라지처럼 수사 피하는 시간 끌기 전략”
빗썸 관계사 횡령·배임, 주가 조작 혐의


‘빗썸 실세’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41) 씨가 공황장애, 독감, 코로나19 확진 등 건강 관련 이유를 내세워 소환조사를 수차례 미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씨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며 수사를 미꾸라지처럼 피하는 시간 끌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지난해 9월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첫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흘 만에 싱가포르로 출국하려다 붙잡히기도 했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의 첫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가 당초 지난 5, 6일 이틀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강 씨는 4일 오후 “독감에 걸려 조사 못 나가겠다”고 검찰에 알렸다. 이에 검찰은 강 씨의 소환조사를 나흘 뒤인 9, 10일로 연기했다. 이어 그는 9일 1차 조사를 받은 뒤 “내일 공황장애 때문에 병원에 가야 한다”며 조사를 못 받겠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강 씨의 2차 조사를 또 11일로 미뤘다.

그러나 그는 10일 밤 수사관에게 병원의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지를 문자로 보내며 “내일 조사에 나갈 수 없다”고 통보했다. 2차 조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침대 축구’식 시간 끌기 전략을 쓰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28일 그의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제기하는 한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사흘 뒤인 10월 1일 지인들과 싱가포르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히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 전부터 강 씨를 수사하던 검찰은 이미 그에게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린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9일 1차 조사에서 “기자들 전화도 피하고 바람도 쐴 겸 나가려 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 배우와 열애설이 나기도 했던 강 씨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관계사들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사기적 부정거래에 의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그는 비덴트(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 대표인 친동생 지연(여·39) 씨를 통해 빗썸에 실세를 행사했다고 알려지면서,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검찰은 강 씨 남매가 빗썸 매각에 대한 허위정보를 퍼뜨리고 주가를 조작했는지, 또 잦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회삿돈을 빼돌리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수사 중이다.

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