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23 굿바이展 인 서울’ 전시회 그림. 술 취한 윤석열 대통령 옆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안경 쓴 개로 표현했다. 주최 측 블로그

민주당 ‘처럼회’, ‘尹부부 풍자’·‘개 묘사 한동훈’ 전시회 주관
민주당, 2017년엔 박근혜 나체 전시회도 주최
법조계 “표현의 자유 넘어선 악의적인 명예훼손”
“국회 제1당이 지지층 결집 위해 혐오 조장” 비판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초선 의원들의 모임 ‘처럼회’가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혐오 게시물에 대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표현의 자유를 넘어 현직 의원들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악의적 비방을 하고 상대방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조계에선 전날(9일) 오후부터 국회 의원회관 2층 전시공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3 굿바이展 인 서울’을 주관한 최강욱·황운하·김용민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전시회에선 ‘대통령실 공사 수의계약 해먹을 결심’이란 문구와 함께 쓰러진 윤 대통령 옆에 소주병이 나뒹굴고 그 위로 김건희 여사가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그림이 전시됐다. 또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나체로 큰 칼을 들고 거인처럼 서 있는 그림과 김 여사가 “논문표절 46%도 박사 통과됩니다”라고 말하는 그림도 전시됐다. 전시회엔 술 취한 윤 대통령 옆에 한 장관이 안경 쓴 개로 묘사된 그림도 전시됐다.

해당 전시회는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유정주·양이원영·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이상 민주당)·민형배·윤미향(이상 무소속) 의원이 공동 주관하고,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했다.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국회사무처는 국회 내규를 들어 9일 새벽 해당 그림들을 강제 철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민주당은 공식 사과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혐오 조장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7년 1월 당시 표창원 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1층에서 ‘곧, BYE(바이)! 展’이란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가 열렸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표현한 작품이 문제였다. 당시 법조계에선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넘어 여성 비하란 비판이 제기됐다.

법조계에선 현직 국회의원들이 정치 풍자를 넘어 악의적 비방·명예훼손 의도가 있는 ‘혐오 정치’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종민 변호사는 통화에서 “단순한 정치적 비판·비평을 넘어서 명백한 명예훼손의 고의가 보인다”며 “이같은 행태가 국회 제1당에 의해 반복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변호사도 “굉장히 악의적이고 명예훼손적인 내용”이라며 “건전한 시민의 정치적 비판 수준을 넘어 형사 처벌까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 연합뉴스

논란의 전시회를 주관한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평소 윤 대통령 및 한 장관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이들 의원이 지지층을 결집하려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시회를 주관한 최강욱 의원, 김용민 의원 등은 그동안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고, 이를 통해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해당 의원들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윤 대통령과 한 장관에 대해 무리한 대립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같은 이유로 이번에도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데, 국민을 대표하는 현직 의원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