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 서로 양보 없어
대통령·기관장 임기 일치도
방통위원장 등 적용 놓고 팽팽

4일 여야가 ‘3+3 정책협의체’를 약 한 달 만에 재가동하고 정부조직법 협상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7개월이 넘도록 정부조직 개편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성일종 국민의힘·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송언석 국민의힘·위성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3+3 정책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안 등을 논의하며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최대 쟁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1호 한 줄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여가부의 여성고용 기능을 고용노동부로, 청소년·가족·여성정책 등 나머지 기능은 보건복지부 내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로 이관하는 내용이지만, 민주당은 여가부 폐지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고수하고 있다. 성 의장은 “민주당 정부가 출범했을 때 저희가 협조했던 것처럼 민주당도 도와주시길 바란다”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김 의장은 “여가부 폐지와 차관급 격하는 세계적 추세와 너무 다르고 여성들의 우려를 고려해서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청 신설, 국가보훈처 격상 등에는 여야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 결국 여가부 폐지가 여야 합의 여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기 위한 공운법 개정안도 범위를 둘러싸고 여야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방송통신위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 등 임기제 정무직 기관장을 적용 대상에 포함할지가 쟁점이다.

민주당은 임기제 정무직 기관장은 제외하고 행정부 산하 기관장에게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모든 공공기관장이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국정과제에 동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상혁 방통위원장, 전현희 권익위원장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깔렸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 문제가 급한 것은 아니고, 정부조직법 개정 합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째를 맞았는데 아직도 정부조직이 어떻게 개편될지 모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