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2월 7일 촬영된 사진에서 우크라이나 측 전문가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미사일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분석
방어용 미사일을 공격용으로
다연장로켓·대포포탄도 부족
"타국에서 군수품 조달 애써"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 및 탄약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공격에 이란제 드론과 방어용을 공격용으로 개조한 S-300 방공미사일 등을 섞어 사용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부국장 바딤 스키비츠키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보고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과 (자국의) 구식 미사일, 고정밀 탄도미사일, 개조된 S-300 미사일 등을 다양한 구성으로 결합해 사용하는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패트리엇과 비견되며 ‘러시아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S-300은 지난 1970년대 구 소련이 공중 목표물 요격을 위해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이를 지상 목표물 공격용으로 전용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이 같은 새 공격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서방 제재로 인한 물자 조달 차질을 제기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러시아가 (서방)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제재를 우회해 (무기 및 군사장비) 부품을 수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현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가 부족하고, 순항미사일 칼리브르의 재고도 거의 바닥나고 있으며,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 Kh-555의 보유량도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또 러시아가 구 소련제 다연장로켓포 스메르치와 우라간, 122mm, 152mm 구경 대포 등의 포탄 부족 문제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다른 국가로부터 탄약을 들여오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벨라루스에서 이미 많은 양을 가져왔고, 다른 나라들과도 군수품 수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2월 21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불발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미사일이 수거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을 개시한 러시아는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지상 목표물 타격을 위해 첨단 고정밀 유도미사일을 대규모로 사용했다. 최신형 전술 탄도·순항 미사일인 이스칸데르, 흑해에 배치된 잠수함과 수상함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 칼리브르 등이 대거 동원됐다. 1990년대 이후 개발된 신형 공대지 순항미사일 Kh-101과 Kh-555도 투입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전쟁이 장기화 되고 점차 미사일 재고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여름 이후엔 이런 고정밀 미사일을 이용한 타격이 줄었다. 러시아는 지난 11월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모두 4천기 이상의 공격용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