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올해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30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거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이마를 짚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우지수는 연간 8.8% 하락으로 마무리
2008년 금융위기 후 美증시 최악 성적표

올 한해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55포인트(0.22%) 내린 3만3147.25로 장을 마쳤다. 또 다른 주요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78포인트(0.25%) 하락한 3839.50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0포인트(0.11%) 하락한 1만466.48로 각각 거래를 종료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년간 다우 지수는 8.8% 하락했다. 큰 폭의 하락이지만, 다른 지수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이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9.4% 및 33.1% 급락했다.

S&P 500의 경우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에 진입한 후 이날 장 마감까지 140거래일 연속으로 약세장에 머물며, 지난 2001년 이후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3월 7일부터 108 거래일 간 약세장에 머물다 8월 10일 탈출하긴 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11일 2차 약세장에 진입해 이날까지 57거래일간 벗어나지 못하고 한해를 마무리했다.

각 종목별로도 대부분의 종목이 올해 하락을 면하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여파로 에너지주만 홀로 상승세를 탔다. S&P 500 종목 가운데 에너지 부문은 올해 약 58% 급등했고, 개별 주식 가운데 올해 가장 성적이 좋았던 ‘톱10’ 중 9개가 에너지주였다.

미국이 코로나19 대응 기간 동안 풀었던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상승했던 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넘쳐나는 통화량에 따라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기에 직면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 한해에만 4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인상)를 밟았다. 이에 따른 긴축과 침체 우려가 시장을 뒤덮자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며 투자금을 주식에서 안전 자산으로 옮겨갔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와 성장주들의 낙폭이 올해 유난히 컸다.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CEO인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논란까지 덮치며 올해 주가가 약 65% 급락하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찍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