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론 머스크. AFP 연합뉴스

테슬라 중국공장 운영 차질 탓
상하이 생산축소 내년까지 연장
기술주 하락·CEO리스크 악재도

하락장에도 서학개미 매수 올인
이슬람 빗대 ‘테슬람’ 불리기도

국내 ‘서학 개미’의 희망으로 꼽히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7일(현지시간) 하루 11% 넘게 폭락했다. 올해 말에 이어 내년 초에도 중국 상하이(上海)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각종 악재가 겹치며 이달에만 43.9% 급락, 한때 5위권을 넘봤던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도 20위까지 밀렸다. 속절없이 추락하는 테슬라 주가에 이날 나스닥지수도 1.38%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4% 급락한 109.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이날 종가는 2020년 8월 13일(108.07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특히 월가에서는 조만간 100달러 선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 주가가 100달러 아래를 기록한 것은 2020년 8월 11일(91.63달러)이 마지막이었다.

이날 주가 급락은 테슬라의 주요 생산 거점인 중국 내 공장 운영 차질 탓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의 내부 일정을 입수해 “테슬라는 이번 달부터 시작한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량 축소를 내년까지 연장한다”며 “내년 1월 3∼19일 17일간 생산하고 20∼31일은 춘제(春節·설) 연휴로 가동을 멈춘다”고 보도했다. 테슬라가 춘제 연휴 내내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로이터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과 협력 업체들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염자 폭증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차이나 리스크’ 외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에 따른 기술주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중국 시장 판매 부진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외도’까지 겹치며 올해 테슬라 주가는 급전직하 추세를 보여왔다. 실제 테슬라 주가는 지난 1년간 69.9%가 떨어져 나스닥 하락 폭(34.4%)의 두 배도 넘어섰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 4일(409.97달러)보다는 73.3% 하락했다. 12월 한 달 동안 낙폭만 43.9%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지만 국내 서학 개미들의 희망은 꺾이지 않고 있다. 전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올해 들어 테슬라 주식을 27억5602만 달러(약 3조5020억 원) 순매수했다. 전체 보유액은 68억1216만 달러로 불어나 해외 주식 1위다. 특히 국내 투자자는 테슬라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선 10월부터 집중 매수에 나섰다. 최근 3개월 순매수액만 11억9261만 달러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 상승에 ‘올인’하는 서학 개미들을 가리켜 ‘테슬람(테슬라+이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이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0%, 1.38% 하락했다. 28일 오전 국내 코스피 역시 2% 가까이 급락하며 23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임정환·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