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가상화폐로 대금 지불 후 대마 구매…1심 "범행 경위 참작 사정 있어"


‘대마가 녹내장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믿고 대마를 섭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는 지난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A(37)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년간의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 대마 구입 대금 42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9월 말 아이피(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 사이트를 통해 대마 2g을 매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입한 대마의 가격은 42만 원 상당으로, 가상화폐를 이용해 대금을 지불한 뒤 판매자가 야외에 미리 숨겨둔 대마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지난 9월 저녁식사를 하던 중 가지고 있던 대마를 버터와 함께 섞어 섭취한 혐의도 받았다. 녹내장 환자인 A 씨는 대마가 안압 강하와 녹내장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접한 뒤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마약범죄는 국민 건강을 해치고 국가 보건질서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로, 엄한 처벌을 통해 근절해야 할 공익상 요청이 강하다"며 "다만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부터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대마가 녹내장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자료를 보고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경위를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