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택시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가 2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고개를 숙인 채 들어서고 있다. 박윤슬 기자

警 추가범행 여부 규명에 집중
“4개월여전 동거녀 살해” 자백
공릉천변 일대 시신 수색 중
범행 후 피해자 카드 거액대출
계획범죄 정황·여죄 가능성 커
연쇄살인사건 비화될지 촉각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고양=김현수 기자

경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숨겼다가 붙잡힌 이모(32) 씨가 택시기사 A 씨에 이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주인이자 동거녀 B 씨를 지난 8월 살해해 차량용 루프백(차량 지붕 위에 짐을 싣기 위해 설치하는 장치)에 담아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씨의 혈흔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의뢰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피해자가 수명인 연쇄살인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조사에서 “지난 8월 초 (B 씨와) 다투다가 둔기로 살해한 뒤 루프백에 시신을 담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전날부터 시신 수색 작업을 진행해왔던 경찰은 이날 중 헬기와 수중 다이버 등의 지원을 받아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지난 여름 수도권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데다가 범행 이후 5개월 가까운 시간이 지난 탓에 시신을 찾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세 번째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 등 피해자가 수명인 연쇄살인이 일어났을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전날 피의자 이 씨의 집과 차량 등에 과학수사대를 보내 감식을 진행하고 확보한 혈흔·머리카락 등을 국과수에 긴급감정을 신청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는 일단 DNA가 검출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국과수에 긴급감정을 신청한 만큼, 하루 이틀 내로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시에 이 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추가 범행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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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가 범행 직후 곧바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등 계획범죄 정황이 있는 점 역시 추가 범행을 배제할 수 없는 지점이다. 이 씨는 실제 두 건의 범행 직후 택시기사 A 씨의 신용카드로 약 5000만 원을, 동거녀였던 B 씨의 신용카드로는 약 2000만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 씨 소유의 아파트 등본에 따르면 해당 주거지에 B 씨 명의로 대출 등 1억 원가량의 채무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도착한 이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법원으로 들어갔다. 현재 이 씨는 두 건의 범행 모두 홧김에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