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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판 빨리 닫히거나, 속도 늦어질수도
사춘기 지연치료와 키 성장 치료를 동시에 해야


##초등학교 6학년 최모 군은 163㎝에 체중 56㎏으로 적지 않은 키지만 최근 성장 검사를 받고 크게 놀랐다. 불과 1~2학년때 만해도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많이 컸지만, 최근 키 성장이 둔화된 듯 해 검사를 받았는데, 성인 예상키가 168㎠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결과가 나온 탓이다. 뼈 나이가 본인 나이보다 1년 이상 많고, 성장판이 많이 닫히고 있다는 분석에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나 고민했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사춘기 발달이 정상범위에 있고 현재는 키가 또래보다 큰 편인 만큼 사춘기 지연치료나 성장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을 듣고 안심했다.



성인 최종키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치료가 시행되고 있지만, 무분별한 성장 치료는 자칫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성장호르몬이 부족해 키 성장이 부진한 경우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 GH) 주사치료를 통해 따라잡기 성장을 유도하기도 하고, 사춘기가 또래보다 2년 이상 빠른 성조숙증의 경우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Gonadotropin release hormone agonist, GnRHa)를 사용해 사춘기를 늦추는 치료를 한다.

다만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의 융합을 가속화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면서 키가 크는 기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하고,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효능약제 치료는 성장속도를 떨어트렸기 때문에 치료 기간 동안 키 성장이 둔화되는 문제가 나타난다.

19일 성장 전문가 등에 따르면 성인키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사춘기 시작 시기와 당시의 키, 그리고 사춘기 급성장기 동안 획득하는 키 이렇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학계에서는 효과적으로 목표키나 평균키에 도달할 수 있는 치료 방법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장치료와 성호르몬억제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병합치료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성조숙증 아이들에 대한 치료 뿐만 아니라, 사춘기 시기가 정상이지만 성인 예상키가 평균키에 미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병행치료의 첫번째 목표는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를 최대한 늦춰서 키가 클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고, 두번째 목표는 성장판이 열려있는 동안 최대한 키가 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실제 해외 연구 사례에서는 성장호르몬 단독 치료만 했을 때보다 병행 치료를 했을 때, 뼈 나이가 천천히 증가하면서 성인 예상키가 유의하게 늘어났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하이키한의원 박승찬(한의학박사), 최규희(한방내과 전문의) 성장·성조숙증 연구팀은 최근 정상적인 사춘기 발달이 있는 아이들 중 성인 예상키가 작은 아이들에게 성장 치료와 사춘기 지연 치료를 병행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하이키한의원에 내원한 여아들 중, 내원 3~6개월 전에 사춘기가 시작됐고, 한약 치료를 2년 이상 받고, 초경 시기가 확인된 34명을 조사했다.

치료를 시작할 때 나이는 평균 만 9세 9개월, 치료를 시작할 때 키는 평균 133.3cm, 체중은 평균 29.2kg 였으며, 성인 예상키는 151±2cm 였다. 치료를 시작한 후 평균 36개월 만에 초경을 했으며, 치료 시작부터 초경이 있을 때까지 평균 20cm 키 성장이 있었고, 초경을 할 당시 성인 예상키는 평균 161±2cm가 됐다.

결과적으로 분석 대상 아이들은 평균 1년 이상 사춘기 발달과 초경이 늦춰졌으며, 성인 예상키도 10cm 더 커졌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성장 치료와 사춘기 지연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한약이 목표키에 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에도 ‘성조숙증 아이들을 위한 조경성장탕의 치료 효과’라는 논문을 통해 성조숙증 아이들에게 사춘기 지연치료와 성장치료를 병행한 치료 결과를 국제학술지 ‘인터그레이티브 메디신 리서치(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발표한 바 있다.

이용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