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모로코 선수들이 15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4강에서 패한 뒤 관중석의 응원단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룬 성과 자랑스러워해도 돼”
2002년 투지의 한국과 닮은꼴

모로코의 돌풍은 2002 한·일월드컵 때의 한국처럼 4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진짜 모로코 축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로코는 15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4강에서 0-2로 패했다. 조별리그부터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강팀을 연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던 모로코는 결승 문턱에서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카타르월드컵이 개막하기 전 모로코의 선전을 예상했던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벨기에 등 유럽의 강호와 함께 묶인 F조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로 선전하며 깜짝 1위를 차지했고, ‘무적함대’ 스페인과 16강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8강에서 만난 포르투갈은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모로코의 돌풍에 희생됐다. 모로코는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한 선수 대부분이 유럽파다. 특히 유럽에 거주하는 이민자가 대표팀의 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모로코는 그라운드 위에서 하나로 뭉쳤다. 엄청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실점하는 단단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모로코는 1986 멕시코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16강 무대를 밟은 데 이어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소속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까지 진출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썼던 한국과 닮은꼴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영국 매체 BBC에서 활약하는 해설위원인 앨런 시어러는 “모로코는 오늘뿐 아니라 월드컵 전체에서 그들이 이룬 성과와 노력에 대해 정말 자랑스러워해도 좋을 것이다. 그 덕분에 팬들은 기쁘고 환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BBC에서 활약하는 또 다른 축구 전문가 줄리언 로렌스도 “모로코는 대단했다. (카타르월드컵은) 상당히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와 실력 있는 지도자의 출발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역 시절 세계적인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코트디부아르 출신 디디에 드로그바 역시 “모로코는 여전히 역사를 만들 수 있다. 3위에 오를 기회가 남았다”고 응원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