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국지사 황기환 선생 유해 내년 4월 국내 봉환

10대 때 미국 가 1차대전 참전
종전뒤 임시정부 등서 활동
한인노동자 일본 송환저지 공헌

일본여성 가네코 후미코 등 34명
내년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이미지 크게보기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왼쪽 사진) 역의 실제 인물인 황기환 선생(1995년 애국장)의 순국 100주년인 내년 4월 유해 국내 봉환이 추진된다.

국가보훈처(처장 박민식)는 14일 “내년 4월 미국 뉴욕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안장된 황 선생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계획”이라며 “황 선생을 ‘2023년도 4월의 독립운동가’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황 선생은 10대 소년이던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1917년 미국의 1차 세계대전 참전과 동시에 지원병으로 미군에 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중상자 구호를 담당했다. 황 선생은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김규식 선생 제안으로 1919년 6월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을 맡아 활동했다.

뛰어난 영어 실력에 서양 문화에 익숙하고, 미군 복무 경력을 가진 황 선생은 1919년 영국에 온 한인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영국 정부를 설득해 이들 가운데 35명을 프랑스로 이주시키는 데 성공했다. 황 선생은 1923년 미국 뉴욕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보훈처는 또 일왕을 암살하려다 체포된 박열 선생의 배우자로 옥중 순국한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金子文子) 선생(2018년 애국장), 그리고 박열과 가네코 등 수많은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을 변론한 후세 다쓰지(布施辰治) 선생 (2004년 애족장) 등 일본인 2명을 2023년 5월의 독립운동가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일본인 중에서 독립운동으로 서훈된 인물은 가네코, 후세 선생 두 명뿐이다. 보훈처는 또 윤동주 시인의 사촌형 송몽규 선생 등 34명을 ‘2023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2023년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1월 안현경·이원순(하와이 이민도착 120주년) △2월 송몽규·안창남·김필순(순국청년) △3월 권애라·임명애·심영식·신관빈(3·1운동 유관순 옥중 동료) △4월 이희경·나용균·황기환(대한민국임시정부 활동) △6월 오덕홍·김일언·정래의(의병 활동) △7월 유만수·강윤국(부민관 폭탄 의거) △8월 임국정·한상호·윤준희·김강(간도 15만 원 사건) △9월 이재현·한형석·송면수(광복군 활동) △10월 이종암·엄순봉·이강훈(의열 투쟁) △11월 서상교·최낙철·신기철(학생운동) △12월 문일민·안혜순(부부 유공자)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