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명중 14명이 해외서 출생
유럽 등서 뛰지만 뿌리 선택

모로코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조별리그 통과도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승부차기로 스페인을 꺾었다. 모로코 돌풍의 진원은 이중국적자. 모로코의 엔트리 26명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모로코 밖에서 태어났다. 카타르월드컵 출전국 중 최다이다.

16강전 승부차기에서 뛰어난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부누는 스페인 두 번째 키커인 카를로스 솔레르(파리 생제르맹·PSG), 세 번째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의 슈팅을 막았다. 첫 번째 키커 파블로 사라비아(PSG)는 실축. 반면 모로코는 첫 번째 키커 압둘하미드 사비리(삼프도리아), 두 번째인 하킴 지예시(첼시)가 골망을 흔들었다. 세 번째인 바드르 바눈(카타르 SC)이 선방에 막혔지만, 네 번째인 아슈라프 하키미(PSG)가 공을 골대 안으로 집어넣어 3-0으로 이겼다.

승부차기를 성공한 모로코의 키커 사비리는 독일에서, 지예시는 네덜란드에서, 하키미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모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부모, 또는 부친이나 모친 중 한 명이 모로코인이며 모로코 대표팀을 선택했다. 모로코축구협회는 해외에서 태어난 이중국적 축구 유망주들 영입에 공을 들였고 특히 정체성, 뿌리를 강조했다. 왈리드 레그라귀 모로코 감독 역시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선수 시절 모로코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레그라귀 감독은 “우리에겐 뛰어난 골키퍼가 있다”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전술로 싸웠다”고 말했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