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난민 출신인 호주대표팀의 수비수 밀로시 데거넥(왼쪽)이 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D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이 끝난 뒤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D조 3차전 덴마크에 1-0 승

엔트리 26명중 마빌 등 4명
케냐 등 난민촌서 태어나 이주
“고마운 나라… 축구로 보답”

호주가 16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호주는 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D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후반 15분 매슈 레키(멜버른시티)가 결승골을 터트려 덴마크를 1-0으로 눌렀다. 호주는 2승 1패(승점 6)로 2위를 차지해 역시 2승 1패인 프랑스에 이어 16강에 올랐다. 호주는 골득실이 -1, 프랑스는 +3이다. 호주는 C조 1위 아르헨티나, 프랑스는 C조 2위 폴란드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호주가 16강에 오르면서 난민 선수들에게 조명이 쏠리고 있다. 호주의 엔트리 26명 중 난민 출신은 수비수 밀로시 데거넥(콜럼버스 크루)과 토머스 뎅(알비렉스 니가타), 공격수 아웨르 마빌(카디스 CF)과 거랭 쿠얼(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 등 4명이나 된다.

데거넥은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전쟁 와중인 1994년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났고, 7세 되던 해 그와 가족은 난민 자격을 얻어 호주에 정착했다. 뎅과 마빌, 쿠얼은 아프리카 출신. 뎅은 1997년, 마빌은 1995년 케냐의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둘의 부모는 수단 출신으로 내전을 피해 케냐로 넘어갔다. 그리고 뎅이 6세, 마빌이 10세 되던 해 호주로 이주했다. 쿠얼의 부모 역시 수단 출신으로 이집트로 피해 2004년 쿠얼을 낳았고, 쿠얼이 6세 되던 해 호주로 옮겼다. 쿠얼은 지난달 24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호주축구 사상 역대 최연소로 월드컵에 데뷔했다.

난민 출신 4명은 어릴 때 호주에 안착하기 위해 축구에 몰두했고 국가대표로 성장했으며 호주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마빌은 “어머니가 들려준 전쟁과 이주 여정은 마치 영화 같다”면서 “호주는 나와 내 가족에게 기회를 준 고마운 나라이고, 국가대표가 돼 꼭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