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준표(왼쪽 두 번째) 대구시장이 지난 11월 2일 경북 안동시 안동댐에서 권기창(오른쪽 두 번째) 안동시장, 이만규(왼쪽 첫 번째) 대구시의회 의장, 권기익 안동시의회 의장과 함께 안동댐·임하댐 원수를 대구시민의 식수로 사용하는 내용을 담은 ‘맑은 물 공급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약서’를 들고 있다. 대구시청 제공

■ 로컬인사이드 - 홍준표 시장 취임 5개월… ‘파워풀 대구’ 속도

18개 → 11개… 공공기관 통폐합
불필요 자금 연 238억원 감축
市채무 연말까지 2000억 상환

국내 물류 45% 처리 TK신공항
3.8㎞ 활주로 추진 등 건설 탄력

표류수 대신 안동댐 원수 사용
안동과 ‘맑은물 하이웨이’ 협약
깨끗 · 안전한 식수 ‘근본적 해결’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 지 5개월이 지난 가운데 그가 내건 ‘파워풀 대구’ 공약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시민 중심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공기관 구조조정 등 대혁신이 3개월 만에 완성돼 새 출발 중이며 대구의 영광 재현을 위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과 맑은 물 하이웨이·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유력·대기업 등 투자유치는 5개월 만에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추진에 대해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인식능력과 통찰력, 정치력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기득권 카르텔 타파, 대구 공공기관 새 출발 = 1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이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강조한 시 산하기관 공공기관 통합은 취임 이후 3개월 만에 완료돼 잇따라 새 도약에 나섰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보다 앞서 추진하고 완성한 것이다. 기능중복을 없애고, 시민편익과 효율을 중심으로 18개 출자·출연기관과 지방공기업을 대구교통공사와 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등 11개로 통합 개편했다.

이들 공공기관은 조직개편, 임대료 절감, 불필요한 경비 감축으로 연간 238억 원의 비용을 줄이고 임원 축소, 인력 재배치 등으로 4년간 261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혁신계획도 마련했다. 위원회도 총 199개 가운데 법령과 조례상 임의로 설치된 위원회는 모두 없애는 등 54개를 폐지했다.

◇부채 1조5000억 원 줄인다= 아울러 홍 시장은 “개인이나 나라나 부채 폭증은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며 정부방침에 앞서 강력한 재정혁신을 선언했다. 홍 시장은 “시 채무가 2조4000억 원에 달하고, 1년에 이자만 500억 원 이상 나가는 상황에서 빚을 내는 선심 행정은 임기 내에 없을 것”이라며 특·광역시 최저 채무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임기 내 1조5000억 원의 채무상환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기금·특별회계 폐지, 미활용 공유재산 매각, 지출 구조조정 등을 추진 중이다. 올해 말까지 2000억 원 정도 감축하기로 했다. 시는 민선 8기 출범부터 추진해온 이러한 공공기관·재정 혁신 성과를 담은 백서를 발간, 시민과 다른 지방자치단체 등과 공유하기로 했다.

◇대구 미래 50년 핵심,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탄력 = 이 사업은 우리나라 여객·물류의 25% 이상을 담당할 중남부권 중추 공항을 건설해 2030년 개항하는 것이다. 시는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3.8㎞ 이상의 활주로를 확보할 방침이며 2035년에는 민간 전용 3.2㎞ 제2활주로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홍 시장은 이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달 22일 당정협의회에서 통합 신공항 특별법안 연내 통과 합의를 끌어냈다. 이달 중 통과를 앞두고 있어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0년 넘게 이어진 ‘먹는 물 난제’ 풀었다 = 홍 시장은 잦은 수질오염 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시민의 식수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경북 구미시와의 물 분쟁을 끝내기 위해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나섰다. 이 사업은 낙동강 표류 수(흐르는 물) 대신 안동댐·임하댐 원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지난달 2일 시와 안동시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 관계자는 “협약 체결로 대구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태 이후 시민의 30여 년 염원인 깨끗하고 안전한 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 취임 이전인 지난 4월 낙동강 구미 해평취수장 물을 대구시민의 식수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정부부처와 대구시, 구미시 등이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구미시의 귀책사유가 발생하는 등 논란만 가열되자 시는 지난 8월 협정 해지를 통보하고 물 문제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다.

◇금호강 르네상스시대 열린다 = 이 사업은 대구 도심 하천인 금호강을 시민 중심의 금호강으로 탈바꿈시켜 대구를 글로벌 내륙수변도시로 만드는 게 요지다. 전체 사업규모가 약 5400억 원으로, 시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국비로 조달할 계획이다. 시는 9월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용역에 나섰다. 동구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과 안심 금호강 국가 생태 탐방로 조성, 디아크 문화 관광 활성화 사업은 내년도 국비가 확보되면 내년 초 실시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5개월 만에 투자유치 1조 원 웃돌아=시는 홍 시장 체제 출범과 함께 기업투자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지난달 말까지 1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지난 7월부터 미래차, 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ABB), 전기·전자 등의 분야 글로벌대기업을 비롯해 11개 기업으로부터 1조404억 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

이 같은 실적은 시의 지난 10년 투자유치 평균(4800억 원)의 2배를 넘는 것으로, 5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는 홍 시장이 취임한 뒤 발족한 ‘원스톱기업투자센터’를 통해 건축 인허가 등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애로 규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기업 규제 30여 건을 발굴해 법령 개정 등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