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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페르난도(31) · 최민지(여 · 26) 부부

저(민지)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멕시코 과나후아토라는 도시로 떠났습니다. 2018년 교환학생으로 거주했을 때 기억이 좋아 꼭 다시 가고 싶었거든요. 그곳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스페인어와 영어를 교환하는 회화 모임에서였는데, 같은 테이블에 앉으면서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처음 남편을 보자마자 외모가 제 이상형이라 가슴이 두근거리고 부끄러워 눈을 잘 쳐다보지 못했어요. 남편은 그런 저를 보며 자신을 싫어하는 줄 알았다고 해요. 그러다 2개월이 지난 후 연락을 하다 만나게 됐는데, 대화가 너무도 잘 통했습니다. 4년이 흐른 지금도 그날 제가 무슨 옷을 입고 나갔는지 기억할 정도로 설레는 날이었어요. 저희는 매일같이 만나며 대화했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습니다.

저희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지내며 믿음을 키워갔습니다. 각자 공부하며 일하느라 심리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서로에게 위로받으면서 힘을 얻게 됐습니다. 조건 없이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로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국제 부부에게 가장 힘든 점을 꼽자면 가족을 자주 보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런 물리적인 제약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행복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둘 다 운동을 좋아하고 승리욕까지 있어 등산, 자전거, 축구, 배드민턴, 탁구 등 승부를 가리며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스페인 빌바오에서 살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슬란드나 이탈리아에도 꼭 가보고 싶어요. 같이 여행하고 운동하며 즐겁게 사는 게 저희 부부의 꿈입니다. 멕시코의 한 도시에서 만나 지금은 스페인에서 같이 사는 이 인연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를 만큼 신기하고 감사해요. 저와 함께 있는 동안 남편이 정말 행복하고 삶에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