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경찰 대혁신 TF 시행과제

서울청은 지난 10일부터 운영
“매뉴얼보다 실행 중요” 지적도

경찰은 앞으로 ‘이태원 핼러윈 참사’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시도경찰청의 상황관리관(지방의 경우 112 상황실장)이 직접 지휘·운용할 수 있는 ‘다목적 당직 기동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112 상황실과 기동대 등 현장 인력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제도의 허점이 드러남에 따라, 상황관리관에게 새롭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비상시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비상시 위기 상황에 기동대를 신속하게 투입해 대처하는 ‘기동대 차르’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경찰 대혁신 태스크포스(TF)’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1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9가지 즉시 시행 과제를 발표했다. TF는 우선 20일부터 상황관리책임자인 시도청 상황실장이 주요 치안 상황이 발생하면 적정 규모의 부대를 직접 지휘할 수 있는 ‘당직 기동대’를 운영하기로 했다. 압사 등의 시급한 상황에서 야간이나 주말 시간대 상황실에서 긴급하게 투입할 경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태원 참사 당시 가용할 수 있는 기동대는 모두 집회·시위에 투입된 상태였다. 전국 시도청 가운데 서울경찰청은 이미 10일부터 다목적 당직 기동대를 운영 중이다.

이는 시도청을 중심으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인력운용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취지다. 예컨대 서울청의 경우 80명 안팎으로 구성된 기동대 1개 부대(다른 시도청은 20명 안팎 1개 제대)를 지정해 대기시켰다가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상황관리관 판단에 따라 곧바로 출동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상황관리관이 동원할 수 있는 기동대에는 교통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교통기동대 등도 포함된다. 서울청에는 현재 교통기동대 4개 중대(의경 3개 중대 포함)가 있다.

다만 경찰 안팎에서는 ‘매뉴얼보다 중요한 건 실행력’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참사 사고만 봐도 대응할 매뉴얼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2005년 10월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발생한 압사사고(11명 사망 등)를 계기로 인파 대책을 논의해온 경찰청은 2014년 이미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을 만든 바 있다. 이때 ‘다중운집 행사’를 “미조직된 다수의 군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공연 등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경찰력 배치 외에도 행정지도, 경고·설득, 지역 안전관리기구 참여 등 행사 사전단계부터 위험 감축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사실상 ‘정답’을 내놓았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것보다 이미 구축된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