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철조망 치는 폴란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대공습 과정에서 미사일이 떨어지며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폴란드에서 16일 군인들이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한 러시아 영토로 인구의 약 86%가 러시아인이다. EPA 연합뉴스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 놓고
미·나토, 우크라 미사일 결론
젤렌스키만 “러가 쐈다” 고집

미 “우크라 겨울 전술 느려져
러 완전히 몰아내는 것 불가능
러도 최악… 정치적 해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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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경 프셰보두프에 떨어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미사일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이 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 미사일은 우리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러시아 소행 가능성을 재차 주장했다. 당사자인 폴란드를 비롯해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군 오폭에 무게를 싣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만 ‘마이웨이’를 걷는 모양새다. 때마침 미국 고위층에선 ‘겨울 평화협상론’이 또다시 제기됐다. 서방의 대(對)러시아 전열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6일 수도 바르샤바 국가안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발생한 폭격과 관련해 “러시아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근거가 없다”며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나토 중추인 미국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폭발 원인이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두다 대통령의 예비평가와 모순되는 그 어떤 정황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졌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쏜 것으로 믿는다”며 “이는 우리 군의 보고를 토대로 한 판단이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폴란드, 나토의 조사와 우크라이나 주장이 상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고집이 서방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는 취지다.

공교롭게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러시아를 영토 전역에서 완전히 몰아내려는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며 “겨울이 되면 전술 작전이 자연스럽게 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그렇다면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고, 최소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군은 정말 아픈 상황”이라며 “상대가 약할 때 정치적 해결책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사실상 겨울엔 양측의 평화협상이 필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지 크게보기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16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습과 폴란드 피해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러시아 또한 불안한 자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협상 테이블에 등장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연방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줄었다. 이는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로, 보통 GDP가 2개 분기 연속 줄어들면 경제가 침체기에 돌입했다고 판정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