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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만 사용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네옴시티는 그동안 석유에 의존해온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능가하는 최첨단 미래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목표하에 총 500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으로, 전 세계 유수 기업들도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7년 공개한 네옴시티 건설 계획은 사우디 북서부의 약 2만6500㎢(서울의 44배 규모) 부지에 초대형 미래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넓이 200m·길이 170㎞의 직선형 도시 ‘더 라인’, 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산악관광단지 ‘트로제나’를 건설하는 3가지 세부 프로젝트로 나뉜다. 북쪽으로는 요르단, 서쪽으론 홍해를 통해 이집트와 접해 있다. 특히 15㎞의 다리를 건설해 이 도시를 이집트와 육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전력은 친환경 에너지로만 생산하며, 로봇이 물류·보안·가사노동 서비스를 담당한다. 1단계 사업은 2025년까지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일정이 늦춰지면서 ‘더 라인’ 착공은 지난해 10월 이뤄졌다. 다만, 유례가 없는 대규모 친환경 최첨단 사막 도시 건설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환경 파괴와 원주민인 소수 민족의 터전 상실 등도 논란거리다. 또 프로젝트 책임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에 관여돼 있다는 의혹도 여전해 이 역시 ‘리스크’로 꼽힌다. 하지만 전 세계 기업들은 사우디의 초대형 프로젝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삼성물산·현대건설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