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0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태원 참사 관련 내용이 적힌 노트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한 장관, 국회 예결위 출석
“이태원 사망자 명단 유출, 법적으로 큰 문제”
“훔쳐간 게 아니면 누군가 제공한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5일 야권 성향 온라인 매체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유출 경로에서 불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해 ‘희생자 명단 공개의 법적인 문제를 설명해달라’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논란의 여지 없는 반인권적 행동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유족의 동의 없이 공개됐다는 것은 확정적으로 확인된 것이고 공익에 관한 것이니 일반 법리차원에서 말해도 무리가 아닐 것 같다”면서 “유출 경로에서 불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철저히 공적인 자료”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명단을 공개한 매체가) 훔쳐간 게 아니라면 누군가 제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그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이 수첩에 “명단 유출 경로 불법 가능성 높음”이라고 적은 게 취재 카메라에 찍히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일각에서는 사망하신 분들에 대해 개인정보법(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맞는 말이지만 사망하신 피해자분들을 거명한다는 것은 유족에 대한 2차적인 좌표찍기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족에 대한 개인정보(유출) 가능성이 충분히 넘어갈 문제가 있다. 이렇게 되면 피해자들에 대해 음란물 유포, 모욕, 조롱 같은 범죄행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범죄행위가 이미 발생해서 제가 보고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문제는 단순히 반인권적인 레토릭이 아니라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수사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질의에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구체적인 수사 필요성까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시민언론 단체 ‘민들레’와 ‘시민언론 더탐사’는 전날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실명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다. 한 장관은 전날 예결위 심사에서도 “유족과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무단공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