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카드 흔들며 중국 · 사우디와 밀착 시도

이미지 크게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의 제19차 연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핵사용 위험 상존” 엄포 놓고
대만 찾은 펠로시엔 “할머니”
라브로프 - 왕이 전화통화

손우성 기자,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 사용의 위험은 상존한다”며 다시 핵전쟁 카드를 흔들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인도·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반미 전선 구축을 통한 세계질서 재편을 시도하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위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게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와 대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10년을 맞이했고, 핵무기 사용 위험이 상존한다”면서 핵 카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미국 등이 러시아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논리를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핵전쟁 훈련 ‘그롬(Grom)’을 강행한 푸틴 대통령이 ‘거짓 깃발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 인도, 사우디 등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하며 세계질서 재편을 주장했다. 특히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할머니’라고 칭하면서 “왜 미국의 ‘할머니’가 대만을 방문해서 중국을 도발하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중국을 향해선 “양국 관계가 유례없이 개방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발전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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