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그만하면 됐다”며 李 직격
설훈 “김용 얘기를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검찰이 수사 중인 각종 사건에 연루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의 칼날이 이 대표를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대표 문제로 민주당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라며 이같이 썼다. 김 전 최고위원이 적은 고작 두 문장의 짧은 글에는 이른바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민주당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갈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초선이었던 김 전 최고위원은 야권의 대표적 소장파로 꼽힌다.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박용진 의원과 함께 ‘조금박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국 사태’는 물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도 당내 주류 의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검찰이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같은 날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한 후 ‘정치 탄압’을 주장하며 이 대표와 행보를 함께 하고 있다. 비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불거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표직 자진사퇴는 물론 정계 은퇴까지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설훈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는 “검찰이 좀 무리했다”면서도 김 부원장이 무죄일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설 의원은 “김 부원장 본인이 ‘나는 절대 무관하다’고 얘기를 했으니 그거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인데, 저도 본인의 얘기를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며 “일단 본인이 ‘난 상관없다’고 얘기를 하니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저는 (앞선 전당대회 당시) 이 대표를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그건 우리가 당에서 맡아서 막을 테니 대표로 나오지 마라, 그런 주문을 했었다. 이런 사태를 저는 예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야당에서는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 때문에 ‘격앙된 반응’이 지배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대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검찰 수사가 진척돼 의혹이 사실로 계속 드러날수록 이 대표를 마냥 감싸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자칫 이 대표와 함께 당도 큰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