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기술력으로 수주 순항
선가 뛰어 조선사 수익 청신호
한국조선해양, 흑자전환 가능성

한국 조선업계가 독보적인 LNG 운반선 건조 기술력을 앞세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패권경쟁 심화, 경기침체 압박 등의 악재 속에서도 수주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 1위인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3분기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총 184척, 220억6000만 달러(약 31조7000억 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 달러의 126.5%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94척, LNG 운반선 42척,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22척, LPG 운반선 7척, 특수선 6척, 자동차운반선(PCTC) 4척, 벌크선 4척, 탱커 2척, 로로(RO-RO)선 2척,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 1척 등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연간 수주 목표의 149.99%를 기록했는데 이미 2년 연속 초과 수주에 성공했다. 또 다른 조선 3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목표의 106%, 82%를 각각 확보했다.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LNG선 건조 기술 개발에 투자해 온 한국 조선사는 고부가 선박 수주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통계를 보면 올해 9월 현재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수는 총 115척으로, 한국은 이 중 94척(점유율 82%)을 수주했다. 최근 LNG 선가가 1척당 2억4400만 달러(약 3500억 원)까지 오르면서 높은 수익성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업종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부정적인 것과 달리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의 결과물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네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09억 원이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