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할 윤리위 106일째 공백
6월 활동종료 이후 구성 못해

여야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각각 발의하며 ‘맞불 공세’에 나섰지만, 정작 징계안을 심사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100일 넘게 공백 상태여서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무기한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구성조차 되지 않은 윤리특위가 의원 징계안 남발 등 정쟁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윤리특위는 지난 6월 30일 활동 종료 후 이날까지 106일째 구성되지 않고 있다. 윤리특위는 의원 징계안 등을 심사하는 비상설 특위로 여야 합의로 위원 구성과 활동기한을 정해 구성된다. 2020년 9월 1일 여야 합의로 지난해 6월 30일까지 활동하는 윤리특위를 구성한 뒤 기한이 1년 연장됐으나 자동 해산된 상태다.

윤리특위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의원 징계안도 무기한 표류하고 있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제출된 의원 징계안은 이날 오전까지 총 29건이 계류돼 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만 7건의 의원 징계안이 제출됐는데 국정감사 도중 한 발언을 이유로 김교흥·노웅래·주철현 민주당 의원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리특위에 제소됐다. 이 중에는 보좌관 성폭행 혐의로 지난 5월 민주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무소속 의원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기부금 유용 의혹으로 민주당을 나온 윤미향 의원에 대한 징계안도 포함돼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의원 징계안 제출로 정쟁 수위를 높이기 전에 윤리특위 구성부터 마쳐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야는 지난 9월 정기국회에 앞서 윤리특위 구성에 착수하려 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윤리특위는 여야 합의로만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 대표에 대한 징계안 제출 후 ‘윤리특위가 구성되지 않았는데 여야 정쟁을 위해 징계안을 내고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회의원으로서 청렴의무를 위반한 데 대해서는 (징계안) 본연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볼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