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참가 해상 훈련 종료 후
9일 새벽 탄도미사일 2발 발사

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7주년(10일)을 앞두고 9일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종 확인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시 48분부터 북한 강원도 문천(원산 북쪽)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문천은 해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2020년 4월 북한이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의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며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한 공조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수시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해온 북한이 이번처럼 심야 시간대 발사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이번 도발은 한미 연합대비 태세를 떠보면서 한국군과 정부 당국에 피로감을 주고자 새벽 시간대 발사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5일 새벽 1시쯤 우리군과 주한미군이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에이태큼스(ATACMS) 각각 2발씩을 발사한 시간대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은 방위성이 이날 오전 1시 47분 및 1시 53분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을 향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 측은 이번 미사일이 모두 SLBM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 중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미사일은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져 일본 측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방위성은 두 발의 탄도미사일 모두 최고 고도 약 100km, 비행거리는 약 350km 정도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노 도시로(井野俊郞) 방위성 부대신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일본과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노 부대신은 또 이번 도발에 대해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북 연락 루트를 통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보름 새 7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SRBM은 지난달 25일 평북 태천 일대에서 1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29일 평남 순천 일대에서 2발, 이달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6일 평양 삼석 일대에서 2발이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됐다. 또 지난 4일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IRBM으로 보이며 당시 최대 사거리로 발사돼 비행거리 4500㎞를 기록했다.

최근 잇따른 도발은 지난달 23일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의 부산 입항과 26∼29일 한미 연합해상훈련, 30일 한미일 대잠수함전 훈련에 대한 반발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4일 북한의 IRBM 도발 직후인 5일 미국이 항모를 다시 동해로 파견하고 6일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이 진행되자 북한은 같은 날 폭격기 4대와 전투기 8대로 시위성 편대군 비행에 나서 공대지 사격훈련까지 병행했고 이날 재차 도발에 나섰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