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7일 미국 워싱턴주 그랜트 카운티 국제공항에서 전기 항공기 ‘앨리스(Alice)’가 초도 비행을 마치고 활주로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美 워싱턴 주 그랜트 카운티 국제공항에서 8분 비행
30분 충전으로 1시간 가량 비행...최대 속도는 시속 460km
2027년 고객에게 비행기 인도 계획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항공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세계 최초의 순수 전기 여객기가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7시 10분 워싱턴주 그랜트 카운티 국제공항에서 ‘앨리스(Alice)’가 초도비행에 나섰다. 앨리스는 이스라엘 항공 스타트업 이비에이션이 개발한 100% 전기 추진 여객기다. 앨리스는 이날 8분 가량 비행하며 고도 3500피트(약 1066m)까지 상승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비에이션의 최고경영책임자(CEO) 그레고리 데비이스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며 "1950년대 피스톤 엔진에서 터빈 엔진으로 전환한 후 항공기의 추진 기술은 변경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배터리 기술이 도입된 앨리스는 9인승 기준으로 30분을 충전하면 1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앨리스의 최대 순항 속도는 250노트(시속 463km)다. 보잉 737의 최대 순항 속도(시속 946km)의 절반에 다소 못 미친다.

이비에이션은 2015년 설립돼 앨리스 개발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앨리스를 총 3가지 형태로 개발 중으로, 승객 9명을 싣는 출퇴근용, 승객을 6명으로 제한해 개인 공간을 넓힌 고급 전용기, 화물을 최대 1200㎏까지 실을 수 있는 화물기도 있다.

데이비스 CEO는 "오는 2025년 까지 연방항공청(FAA) 인증 항공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2027년까지 항공기를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앨리스는 유지 보수 관리나 운용 면에서 같은 등급의 기존 항공기보다 비용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앨리스는 지난해 첫 비행을 할 계획이었으나 여러 문제로 인해 올해로 늦어졌다. 출퇴근용 항공기를 운행하는 케이프 에어, 글로벌 크로싱 등이 앨리스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CNN은 전했다. 운송회사인 DHL도 12대의 화물기를 주문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전기 여객기 앨리스가 27일 미국 워싱턴주 그랜트 카운트 국제공항 상공을 날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 27일 미국 워싱턴주 그랜트 카운티 국제공항에서 초도비행을 마친 앨리스가 착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기 항공기 시장에는 이비에이션 외에도 이미 다른 여러 스타트업이나 항공 대기업이 뛰어들고 있다. 보잉은 전기 자율비행 택시 개발을 위해 설립한 합작사인 위스크에 4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경쟁사인 유럽의 에어버스도 브라질 항공기 제작사 엠브라에르도와 독자적으로 전기 항공기 제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플라잉 카 업체인 이브 에어 모빌리티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