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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거론 않은 것 분명”
영상유출 진상 규명에 주력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미국 뉴욕 순방 기간 불거진 ‘비속어 사용 및 왜곡 보도’ 논란이 여야 진영 간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가운데 일단 직접적인 법적 대응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해당 영상이 엠바고(보도제한) 해제 전에 정치권으로 흘러간 정황이 분명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된 만큼 권력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떠나서 ‘대통령 흔들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27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내부에서 소송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대통령실이 직접 고발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입장은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진상규명의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대통령실이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전체가 수사 선상에 오르는 사태로 확산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뉴욕 행사 영상이 언론 보도 이전에 다른 경로로 온라인에 먼저 유포된 경위 자체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한국시간) 오전 9시 39분 영상 최종본 엠바고가 해제돼 언론이 보도하기 21분 전인 9시 28분부터 반디캠(컴퓨터 화면 녹화 프로그램)으로 재촬영된 대통령 영상이 SNS를 통해 유포됐다. 영상 유포자가 누구인지는 현재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언론을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여러 정황이 ‘언론사를 통한 유출’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영상 속에서 했다는 비속어와 바이든을 언급했다는 발언 자체는 정치권의 공방 속에서 묻힐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저희가 확인한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얘기는 ‘바이든’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복수의 소리 공학 전문가들에게 음성 감정을 의뢰해 이 같은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야당을 지칭하면서 ‘이XX’라는 비속어를 썼는지에 대해서는 “본질이 아니다”라면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기초의원과 보수 시민단체 등은 26일 해당 영상을 자막과 함께 보도한 MBC 사장과 기자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기자들에 대한 수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자유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