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우영(오른쪽)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변화가 적중했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감을 가져왔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전반 35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대표팀은 38위 카메룬과 역대 전적에서 3승 2무로 우위를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예고대로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전과 작은 변화를 줬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대신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넣었고, 중원에선 정우영(알사드)을 빼고 손준호를 투입했다. 그리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엔 권창훈(김천 상무) 대신 이재성(마인츠), 오른쪽 측면 수비수엔 윤종규(FC 서울)를 빼고 김문환(전북 현대)가 들어갔다. 중앙 수비수로 김영권(울산 현대) 대신 권경원(감바 오사카)가 투입됐다.

선수 구성은 바뀌었지만 4-4-2 포메이션과 각 포지션에서의 움직임 등 전술적인 큰 틀에선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선수의 변화가 경기력의 차이를 가져왔다. 그중에서 돋보이는 건 정우영(프라이부르크)과 손준호였다. 정우영은 전방에서 손흥민과 투톱으로 호흡을 맞췄고, 손준호는 중원에서 활동하며 수비적인 움직임으로 힘을 보탰다.

이미지 크게보기 손준호(오른쪽)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상대 돌파를 저지하고 있다. 뉴시스

정우영은 상대 진영 전역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었다. 정우영은 곳곳을 휘젓고 다니며 동료들에게 침투 공간을 제공했다. 후방에서 연결되는 패스를 받아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또한 중원 싸움을 펼칠 땐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힘을 보탰다.

손준호는 중원에 배치됐으나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모두 공격에 가담할 땐 중앙 수비수들과 같은 라인으로 내려와 지원했다. 손준호의 가세로 수비진의 커버 범위가 증가, 상대 역습을 효율적으로 차단했다. 그리고 손준호는 역습에서 자유로울 땐 적극적으로 상대 진영으로 쇄도한 뒤 빠르고 정확 패스로 공격진의 숨통을 트게 했다.

정우영과 손준호의 가세로 대표팀은 완전체로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공격과 수비에서 다양한 옵션을 구축하게 됐다. 정우영은 지난 6월 평가전에 이어 이번에도 뛰어난 경기력을 뽐내며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황의조의 최근 부진으로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긴 대표팀엔 활기를 불어넣는 존재가 됐다. 손준호는 마땅찮던 수비형 미드필더 옵션을 풍족하게 만들었다. 정우영(알사드) 외엔 확실한 선수가 없던 대표팀엔 상황에 따른 맞춤 기용으로 적절한 대응 방안을 갖추게 됐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