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권한쟁의 심판 첫 변론
개방좌석 10석에 369명 몰려

이미지 크게보기헌재 앞 ‘한동훈 응원’ 화환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청구소송 공개변론이 27일 오후 예정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다. 윤성호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27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권한쟁의심판청구소송 공개변론에서 법무부·검찰과 야당 간 치열한 법리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이날 공개 변론에 일반 방청객을 위해 개방된 좌석 수는 단 10석에 그쳤는데, 방청 경쟁률이 36.9대 1로 박근혜·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공개변론 때보다 높아 국민의 큰 관심을 보여줬다.

헌재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전날 오후 5시까지 나흘간 진행한 변론 방청 신청에 총 369명이 몰렸다.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탓에 좌석 수가 비교적 적게 배정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방청 경쟁률은 평소 대비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같은 국민적 관심사에 맞먹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첫 공개변론 방청 경쟁률은 4.55대 1이었다. 이 재판 선고 때의 방청 경쟁률은 796대 1까지 치솟았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는 공개변론 방청 경쟁률이 18.7대 1, 선고 때의 경쟁률은 21.3대 1로 집계됐다. 헌재는 추첨을 통해 방청인을 선정한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린다.

이번 권한쟁의심판의 청구인 대표이기도 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직접 헌재 대심판정에 출석해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겠다고 알렸다. 한 장관은 지난 6월 27일 김선화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비롯한 일선 검사 6명과 함께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검사의 수사권은 헌법에 근거한 것이기에 이를 과도하게 제한한 검수완박 법안은 위헌이라는 것이 법무부·검찰의 주요 논리다.

한 장관은 변론 모두 발언에 나서 재판관들에게 법리적 문제를 설명할 예정이며, 변론 전후로도 별도 메시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해 다툼이 발생한 경우 헌재가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9명의 재판관 전원 심리에서 과반의 찬성이 있으면 인용·기각·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법무부 측의 본격적인 변론은 헌재 재판관을 지낸 강일원 변호사 등 대리인들이 맡고,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논리를 뒷받침한다. 피청구인인 국회 측은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 등을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참고인으로 선정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