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 15회 치매 극복의 날
요양병원서 간병인 고용 요구
月 250만~300만원 비용 들어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모(95) 씨는 최근 치매 진단을 받은 뒤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거동조차 쉽지 않았던 이 씨는 요양병원에 입원했지만 경제적인 문제가 이 씨의 발목을 잡았다. 요양병원 측은 이 씨에게 개인 간병인 고용을 요구했다. 개인 간병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월 250만~3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이 씨는 이를 부담할 여력이 없었다. 요양병원 측은 개별 관리가 불가능하다며 진정제를 투약하거나, 낙상 위험을 이유로 들며 이 씨를 침대에 묶어두기도 했다.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제정된 ‘치매 극복의 날’이 21일로 15회째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치매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0세 이상 국내 치매 환자 수는 2018년 77만1203명에서 2021년 91만72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환자 수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요양병원 입원 치매 환자의 간병비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간병비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 치매 전문병동을 설립하는 등의 시설 개선과 함께 간병비 지원처럼 경제적으로 곤궁한 환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치매협회 관계자는 “치매 환자는 적극적인 의료적 처치 및 개별 치료가 필요함에도 간병비 부담이 상당해 요양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차원에서 요양병원에 입원한 치매 환자의 간병비를 일부라도 지원하는 등의 방안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